그 골목 사람들이 좋다.

카메라를 들면 집을 나서는 순간 여행이 된다. 익숙하고 쉽게 지나치던 것들을 다시 보고 다시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나에게 있어서 가장 흥미로운 장소들은 차이나타운의 이름없는 골목들이다.

후어람퐁 역사 안팎에서는 여러나라와 여러문화권, 여러지역의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지만 후어람풍 끄룽까셈 수로만 넘으면 바로 차이나타운 지역 사람들의 특성이 드러난다. 넓고 큰 길 사이로 무수히 연결된 작은 골목들은 오랜 가옥들과 오랜 거리 , 사람들 마처 오랜 양식 그대로 살고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길은 마치 그물과도 같다. 촘촘한 작은 골목들은 보다 느리고 깊은 삶의 모습들을 그대로 매어두고 있어서 더 생생한 순간들과 조우할 수 있다.

이 골목길들을 다닌지 벌써 3년이 되었다. 늘상 만나는 사람들과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익숙함보단 새로움을 더해가는 일이다.

차이나타운의 메인로드인 쩌런끄룽 까지 가는 길은 많지만 난 후어람퐁에서 부터 세 골목정도를 지나치는데 모두 그 이름을 알지 못한다. 아니 건물들 사이의 틈 같은 길이라 별다른 이름이 없는 것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끄룽까셈 수로. 오른쪽으로 후어람퐁역이 위치해 있다. 오른쪽으로는 차이나타운 방향으로 가는 많은 골목들이 있다.

 

첫번째 골목 (마이뜨리찟-소이나나)

후어람퐁역을 지나 마이뜨리찟 로드로 들어서면 작은 중국사당이 보인다. 칠성마 사당은 쏘이 나나로 들어가는 샛길이다. 안쪽으로 여러 갈래 길이 건물 사이로 만들어진 길이다. 딱히 골목 자체에는 이름이 없고 대로의 이름이 그대로 주소를 사용하는 듯 하다.

좁다란 골목길은 사람들의 생활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하고 낮 시간에는 생업에 종사하는 현장을 볼 수 있기도 하다.

 

빼곡한 중국식 연립가옥사이로 난 길을 걷다보면 주인의 성격이 드러나는 집들이 많다.

 

외부에서 쉽게 내부를 볼 수 있도록 개방하고 생활을 하고 있지만 촬영을 하고자 할 때는 언제나 에의를 갖추어 상대방의 허락을 구해야 한다.

 

 

 

두번째 골목 (나나-미뜨라판 로드)

소이 나나를 건너서 프렛쑤안 아파트와 시장을 지나는 샛길로 들어선다. 제각각인 오랜 건물들의 색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낡고 허름한 아파트를 지나 시장에 들어서면 조금 더 활기찬 분위기가 된다.

 

지나가다보면 눈이 마주치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다. 이름이나 가족관계 까지는 모르지만 내가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해 알기도 하고 그들 또한 오가는 나를 몇번 본 터라 얼굴을 안다.

 

 

 

세번째 골목 (미뜨라판-뜨럭마캄-쩌런끄룽 25)

미뜨라판 로드를 지나 뜨럭마캄이라는 작은 골목길로 들어선다. 들어올 때는 거리 이름이 ‘뜨럭 마캄’이지만 나갈 때는 ‘쩌런끄룽 25’ 인 거리이다.  거리 안쪽으로도 백여년 가까이 된 중국식 다용도 연립식 가옥들이 있다. 지나왔던 길과 마찬가지로 내부가 훤히 보여서 지나다니다 보면 삶의 현장 그 자체인 경우들이 많다.

바미 국수를 만드는 제면소. 인근의 바미국수 맛집 ‘험 누들’에서 운영한다.

 

 

마캄로드에서 들어서자마자 볼 수 있는 조주식 식당 사람들. 오갈 때마다 인사를 나눈다.

 

혼자 거주하는 노인이기에 조금씩 이야기를 나누는 분이다. 99세인데 영화와 관련한 일을 하셨다고 한다. 때문에 그의 방안에는 온통 영화 포스터가 붙어있다. 사진을 찍으면 꼭 가져다 달라고 하는 분이다.

 

 

뜨럭마캄 골목과 쩌런끄룽 25가 연결된 샛길, 행상 리어카 한대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을 정도다.

 

 

골목은 쩌런끄룽 대로와 불과 10여미터 정도 안쪽에 있고 통로마다 작은 식당들이 들어차있다.

 

길을 따라 나오면 쩌런끄룽 로드 25이다. 이 길을 건너면 쩌른끄룽과 야오와랏 사이의 무수히 많은 골목들이 또한 거미줄처럼 연결된다.

쩌런끄룽 로드를 건너 다른 길로 들어갈 참이다.

쩌런끄룽과 야오와랏 중심으로 퍼져있는 수많은 골목과 사람들. 카메라를 메면 작은 길들은 큰 길보다 더 클 수 밖에 없다.

 

Written by SOMA

태국 방콕에 거주하는 다큐멘터리, 스트리트 사진가. 방콕까페 Swaygray Coffee 오너 겸 바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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