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골목 사람들이 좋다. 2

쩌런끄룽 거리를 건너 다시 작은 골목으로 들어간다. 이 골목도 딱히 다른 이름은 없는 듯 한데 쩌른 끄룽과 야오와랏, 그리고 파둥다오로 나갈 수 있다. 피팍사 길을 지나 꼼푸타렛 올드 마켓이 있는 곳 까지 익숙한 길들을 지나며 얼굴이 익은 사람들이 있는 길을 곧 잘 지난다.

 

첫번째 골목 파둥다오에서 쩌런끄룽으로 돌아나가는 길

작년 11월 쯤 이 좁은 거리에서 오십년 이상 된 작고 남루한 골목 구석 식당에서 꾸이띠여우럿 한 그릇 먹고 단골이 되었고 그 주인 할머니의 사진을 한 잠 담은 후 인화를 해 드렸다. 그 후로 할머니는 나를 ‘콘러'(잘생긴 사람)라고 부르신다. 난 뚱뚱한 중년남성이 되어가고 있지만 노인의 눈엔 여전히 앳되 보이나 보다. 물론 이 작은 집은 그와 관계없이 내가 먹어본 방콕 국수  최고 맛집 중 하나이다.

이 사진 한 장으로 할머니와 인연이 되어 종종 찾아가 꾸이띠여우 럿을 먹곤 한다.

 

작고 허름한 호텔간판들과 가라오케들이 있는 뒷골목은 얼핏 봐도 오래된 유흥가의 흔적 처럼 보인다. 그 사이 작은 이발소가 있는데 그런 편견으로 이 곳 또한 퇴폐적인 곳일 거라 생각을 했다. 때문에 이 거리를 지날 때는 외부인이나 이 곳 사람들에게 조차 오해 받지 않도록 언제나 카메라를 내리고 재빨리 지나치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도 그냥 지나치려던 차에 이발소에서 일하시는 할머니 이발사가 이발하고 가라고 말을 걸었다. 이 이발소는 늘 궁금했다. 사실 이발소는 이제 한국에서 보기 힘든 풍경이 되었지만 태국에서는 여전히 여러지역에서 미용실 만큼이나 성업중이다. 태국 이발소들의 특징이라면 들어서는 순간 마치 시간을 약 30년 전쯤으로 돌려놓는 듯 한 분위기 일 것이다.

물론 나는 그런 풍경들이 너무 궁금하고 그립다.

이발 비용은 100바트, 흔히 백화점에서 이발을 하고 나면 300바트 정도 지불하던 것에 비하면 다소 편한 느낌이다. 물론 스타일도 조금 더 고전적인 느낌이 든다.

 

 

이 길을 지날 때 마다 그래도 꼭 안부를 확인하고 가는 분이 있다. 늘 그의 집은 개방되어 있고 그 안은 여러 문화권의 신상으로 가득 한 것이 무척 이색적이었다. 때문에 그가 영매가 아닌가 생각을 하기도 했었지만 그저 신상을 모으기를 좋아하는거라 하셨다.

 

 

 

두번째 골목 파둥다오와 쁘랭남을 연결하는 골목 ‘피팍싸’

피팍싸 골목은 1,2의 두 선이고 모두 쁘랭남 로드로 나온다. 두 길은 중간에 얽히기도 하는데 이 길을 종종 다니다 보니 그날 그날 나오는 길이 다르다.

이 길에서 종종 들르는 집이 있다. 시계수리점이다.  언젠가 이 길을 지나가다가 그 집 수리공이 수리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와 눈이 마주쳐 사진을 한 장 찍은 일이 있다. 물론 그 이후로 이 길을 지날 때면 늘 이 길을 지나고 그와 만나곤 하는데 평상시 그의 표정은 이때 만큼 날카로운 적은 없다.

 

피팍싸의 샛길. 피팍사 1과 2를 연결하는 통로가 있다.

 

 

쁘랭남 로드에서

피팍싸길을 따라 나오면 쁘랭남 로드이다. 쁘랭남로드 주변으로는 백년 가까이 된 가옥들이 즐비한 가운데 ‘꼼 푸타렛’ 이라고 하는 커다란 시장이 위치하고 있다. 아마도 방콕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슬럼화 된 곳들 중 하나 일 것이다. 이 동네의 가옥들은 대부분 기본 100년을 넘고 있다. 그러나 대를 거듭하면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라 도로 가까운 곳은 내부수리가 꾸준히 이루어 지고 있는 곳들도 있다.

시장 중심에 있는 꼼푸타렛 맨션은 주변 건물들만큼 오랜 역사를 가진 곳은 아니지만 밖으로 보이는 그 모습은 더 강렬하다.

 

쁘랭남 로드의 상가들.

 

피팍싸 1 골목 옆의 작은 샛길. 이미 지하철 역사 건설로 통행이 불편하다.

 

이민 2세대로 태국에서 태어났음에도 태국어는 할 줄 모르고 중국 조주어만 할 줄 아는 할머니. 일반적으로 2세대 이후 3세대 부터는 태국어만 하고 원래 가정에서 사용하던 중국 방언은 잊게 마련이다. 때때로 할머니와 가족들을 만나면 안부를 묻곤 한다.

 

 

꼼푸타렛 맨션. 이 작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푸타렛 시장이 시작된다. 바로 옆 길 저런끄룽로드에 지하철 역사가 만들어 지고 있어서 몇 개월 안에 이 주변의 고택들 또한 상당부분 새로 개 보수 될 예정이다.

 

쁘랭남 로드 너머 꼼푸타렛 맨션과 시장에서는 시장 골목들로 들어서게 된다. 여기서 부터는 오랜 건물들과 사람들의 생활모습들, 그리고 오랜흔적들을 더 비중있게 보게된다. 좁은 골목에서 보아온 많은 것들로 부터 오랜 이야기를 듣는다.

 

Written by SOMA

태국 방콕에 거주하는 다큐멘터리, 스트리트 사진가. 방콕까페 Swaygray Coffee 오너 겸 바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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